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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식재료/01. 조류

누구나 쉽게 하는 반숙

by BlueArchi 2020. 5. 15.


쉬우면서도 어려운 삶은 달걀


 

  라멘에 고명으로 올라가는 삶은 달걀은 희지만 그 고유의 둥근 형태를 가지면서도 만지면 탱글탱글한 흰자 안에 농축된 진한 노란색의 질퍽한 노른자가 들어간 맛있는 고명을 올라져있는 걸보면 이내 한입에 쏙 넣어 먹고 싶어지는 충동이 일어난다. 하지만 어떤 삶은 달걀은 흰 빛깔은 선명하며, 질겨셔 여러번 씹어야 할 것 같은 느낌에 노른자는 푸르스름한 기운이 감돌면서 완벽한 구의 형태를 띄며 노란색을 넘어 짙은 황색에 누가 봐도 먹이 막힐것 같은 느낌이 드는 달걀 또한 존재한다. 

 

 위의 두가지 모두 그저 뜨거운 물에 계란을 넣어 삶았을 뿐인데 보이는 모습부터 맛까지 완전히 다른 재료가 되어버린다. 삶는 다는 행위는 냄비에 물을 넣고 끓여서 계란을 넣으면 되는 똑같이 간단한 행위이지만, 언제 어떻게 내어놓는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달걀이 나오는 것이니, 오늘은 얼마나 어떻게 삶았을때 내 맘에 드는 달걀을 만들수 있는지 알아보자. 


물이 끓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우리는 달걀을 삶기 위해 물을 끓여야 한다. 그럼 끓는다는 정의는 어떻게 세울수 있을까? 우선 끓는다는 것은 사전적인 정의로는 다음과 같다. "액체의 증기압이 액체를 둘러싸는 기압과 같거나 더 클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조금더 쉽게 이야기하면 물분자는 평상시 상태에서는 물이라는 울타리 안에 그대로 평안하게 지내고 있는다. 하지만 뜨거운 열과 만나서 이리저리 방방뛰면서 울타리 안이 뜨거워 에너지가 높아지면 울타리를 그만 벗어나 버리는데 이것을 우리는 증발이라고 한다. 즉, 사전적 의미와 매치시켜 보면 액체의 증기압이 끓는 물에 의해 높아지면 액체를 둘러싸는 기압(=울타리)와 같거나 더 커져버리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모두 알다 싶이 순순한 물은 이 온도가 100℃에서 일어난다고 우리는 정의한다. 

 

 다음은 냄비를 끓이려고 하면 일어나는 현상을 온도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진동(54~77℃): 냄비의 바닥과 옆면을 따라 작은 기포가 형성된다.

 2) 끓기 전 상태(77~91℃): 냄비의 옆면과 바닥으로부터 기포가 표면으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3) 끌기 시작하는 상태(91~100℃): 기포가 물의 표면에서 규칙적으로 부서진다. 

 4) 부글부글 끓음(100℃): 물 기포가 아주 빠르게 증발한다. 


열이 달걀에 미치는 영향


  사실 열이 달걀에 미치는 영향은 한마디로 삶아지게 하는 것일 것이다. 너무 단순한가? 하지만 이 단순함을 정리하다보면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될지 모른다. 우선은 달걀을 끓는 물속에 오래두면 열을 더 받게되어 처음에는 물처럼 흐르다가 점점 경화되어 이후에는 퍽퍽한 계란이 되어가는 것을 알수 있다. 그리고 바깥쪽으로부터 먼저 익고 안쪽은 이후에 천천히 익는다는 것이다. 즉, 흰자는 뻣뻣하게 익게되더라도 안에 노른자는 간신히 다 익게 되는 것은 외부에서부터 열을 받아 안으로 전도되기 때문이다. 

 

 다음은 열을 가할때 달걀의 흰자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1) -1.1~60℃: 둥근 실뭉치 같은 단백질이 천천히 풀어지기 시작한다.

 2) 60℃: 풀어진 단백질 중 '오보트란스페린'이 스스로 달라붙어서 반고체의 그물망을 만들어 젤기처럼 변하게 한다.

 3) 68.3℃: 불투명하지만 부드럭고 촉촉하다.

 4) 82.2℃: 흰자의 주요 단백질인 '오브알부민'이 교차 결합하여 고체가 된다. 이제는 완전 굳지만 부드러운 흰자가 된다.

 5) 82.2℃이상: 이제 단백질은 더 크게 결합하고 더 단단하며 고무같은 질감을 가지게 된다. 

 

 다음은 열을 가할때 달걀의 노른자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1) 62.8℃: 노란자의 단백질의 성질이 변하기 시작하는 온도로, 노른자가 걸쭉해지기 시작한다.

 2) 70℃: 달걀 노른자가 굳으면서 모양을 잡게된다. 아직 색은 진하고 반투명하다

 3) 70~77℃ 사이: 점점 더 굳으면서 갑자기 안이 보이지 않는 작은 구 모양으로 변한다. 

 4) 77℃이상: 높은 열을 받을수록 푸석푸석해지기 시작하며 흰자속의 황이 노른자의 철과 반응해 황화철을 만든다

 

 그럼 우리는 위의 사항들은 고려하여 달걀 반숙을 어떻게 익힐지 고민해볼수 있을 것이다. 우선 반숙은 거의 100% 액체상태를 유지하면서도 흰자는 모형을 잡아야 한다. 그렇다면, 흰자는 82.2℃ 정도의 온도를 가지지만 노른자는 70℃내외의 온도를 유지할수 있어야 하므로 외부와 내부의 온도차가 약 12.2℃정도 차이를 내어야 한다. 그럼 열을 받은 음식은 바깥에서부터 안으로 익으면서, 외부 환경이 뜨거울 수록 온도에 따른 변화가 더 커지므로, 차가운 달걀을 뜨거운 물에 넣어야, 안과 밖의 온도차가 큰 노른자가 만들어 질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때, 뜨거운물을 지속적으로 끓고 있으면 흰자가 너무 질겨질때까지 딱딱해지는 문제가 생기므로, 뜨거운물에서 더 이상 가열을 멈추고 달걀을 넣은 후 냄비를 덮어 남은 열로 익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POINT! 반숙의 이상적인 형태는 흰자는 완전히 굳어야 하고, 노른자는 커스터드처럼 흐르는 액체 상태임을 정의 했을때, 흰자와 노른자의 온도차는 12℃ 정도의 온도차를 보여야 한다. 

 

POINT! 열은 받은 음식은 바깥에서부터 안으로 익으며, 외부 온도가 뜨거울 수록 변화가 더 커지므로, 차가운 달걀을 뜨거운 물에 넣어 내외부의 온도차가 많이 일어날수 있도록 한다. 

 

POINT! 뜨거운 환경을 위해 끓는 물을 사용하지만 지속적으로 열을 가할 경우 너무 큰 온도차로 흰자가 너무 질겨 질수 있으므로, 뜨거운 물이 만들어지면 불을 끈 상태에서 조리하는 방법을 사용하고자 한다. 

 


누구나 쉽게 만드는 반숙


 

 ㅇ 준비물: 대란 1~12개, 달걀 2개당 물 1L 

 

 ㅇ 조리방법 : 물을 센불로 끓인다. 달걀을 넣고 뚜껑을 덮고 불을 끈다. 

 

 조리 시간별 달걀의 상태

  1) 1~3분 : 바깥의 흰자는 모양을 유지할 만큼만 굳었으나, 다른 재료와 섞어 먹기 좋으나 달걀만 따로 먹기에는 불편함.

  2) 4분 : 흰자가 골고루 불투명하지만 노른자 옆은 아직 반투명하고 완전히 날것이다. 

  3) 5분 : 흰자는 불투명하지만 완전히 굳지 않았고 노른자 쪽은 거의 굳지 않았다. 

  4) 6분 : 흰자는 불투명하고 골고루 다 단단해졌고 노른자는 따뜻하고 가장자리는 굳기 시작한다.

  5) 7분 : 흰자는 완전히 익어 완숙한 달걀만큼 단단하고, 노른자 가운데는 황금색의 액체 상태지만 가장자리는 굳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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